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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80%가 러시아 선박" 부산 수리조선업계 초비상(3/14 국제신문)

작성자
KSRIC
작성일
2022-04-05 10:48
조회
594
국제사회 제재로 결제망 차질
- 대금 떼일 걱정에 계약 유지 고민
- 장기화땐 영세업체 고사 우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성수기를 앞둔 부산 수리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수리 선박의 8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하면 2000곳 이상의 지역 영세 업체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부산 사하구 구평동 포코엔지니어링 기술자들이 선박을 수리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14일 한국선박수리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한 이후 대금 결제가 안 되는 등 업체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전국 수리조선 업체 95% 이상이 몰려 있는 부산에는 감천항 수리조선단지를 비롯해 영도 등지에서 630여 개 업체, 1만8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비등록 업체까지 합하면 2300곳에 이른다

부산 수리조선단지에서 연간 1000척을 수리하는 중에 800척은 러시아 선박일 정도로 러시아는 절대적인 비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외국 선박의 입항을 제한하면서 부산항을 찾는 러시아 선박이 더욱 늘어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특히 매년 4월은 3월 명태 조업을 끝낸 러시아 어선이 대거 부산항에 들어오는 수리조선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규모가 큰 만큼 매출액도 상당하다. 조합이 추산하는 지역업계 연매출은 8000억 원이다. 원양어선 한 척을 수리하면 선주는 수리비로 10억 원가량을 지출하지만, 선박 접안부터 숙박은 물론 각종 기자재 공급을 부산에서 해결해야 해 총 20억 원의 비용이 든다. 업계에서는 배 한 척이 들어오면 70~80개 업체에 매출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제를 받으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A 업체는 러시아 어선 5척 수리비 50억 원을 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수리를 마치더라도 관행에 따라 1~6개월 후 대금을 받는데, 전쟁이 장기화하면 은행을 통한 대금 지급이 막혀 수리금액을 떼일 수 있다.

감천항의 B 업체 대표는 “대금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니 곧 시작되는 러시아 명태 어선 수리를 맡아야 할지 고민이다”며 “매몰차게 거절하면 거래가 끊겨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선박수리공업협동조합 김귀동 이사장은 “사태가 악화하면 영세 업체들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볼 수 있어 러시아 선박이 수리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창구 마련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